2014, 2015
Residency Project
New Zero Art Space, Yangon
<Untitled>는 그림이 사라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한 프로젝트이다. 작업을 하다 보면 망치거나 다시 쓸 일이 없는 작품을 보관의 문제로 폐기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나의 경우 캔버스를 틀에서 떼어내 조각으로 잘라서 버리곤 한다. 물질적∙비물질적 노력을 들이는 창작의 과정에 비하여 그것을 폐기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성의없지 않은가 하는 화가로서 그림에 대한 감상(感傷)에서 프로젝트는 출발한다. 덥고 습하고 비가 쏟아지는 노천에 설치된 회화작품은 자연환경에 의하여 표면이 씻겨나가고 없어져 가는데, 프로젝트는 그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한다. 폭우, 강한 햇빛, 높은 기온, 그리고 벌레나 달팽이는 그림의 표면을 훼손하고 차츰 그림의 물감층(이미지)를 지워낸다. 회화의 창작 과정을 역으로 소거하면서 창작만큼 시간과 공을 들인 폐기의 과정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